빠른 랩, 속사포 랩 가사 쓰는 방법

랩을 연구한지 15년 입니다. 연구 결과, 빠른 랩을 하기 위해서는 가사가 중요합니다. 아무 가사를 갖다 놓고 빠르게 랩 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속사포 랩에 왜 가사가 중요한지와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2021.05.20 - [음악] - 랩가사 쓰는 법

랩가사 쓰는법

2021.05.20 - [음악] - 일반인이 앨범 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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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라는 래퍼의 등장 이후로 속사포 랩이라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조광일이라는 래퍼가 속사포 랩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말을 빨리 하려면 타고난 것도 있어야 하지만, 중요한 건 가사에 달려있습니다. 타고난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게, 왜 뻔한 소리인 노력이 아닌 가사인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예시를 입으로 직접 따라 해 보시면서 체감하시면 좋습니다.

 

소리와 발음

 

코와 입을 막고 소리 내는 것이 안 되는 것처럼 빠른 랩은 발음, 입모양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단적으로 아무리 빨리 부르려고 해도 어려운 노래가 있습니다. 형돈이와 대준이 그룹 노래입니다.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

 

 

왕밤 빵 왕밤빵 왕밤빵 왕밤빵 왕밤빵,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으로 유명한 노래죠. 이 노래는 제목처럼 한 번도 안틀리고 부르기가 어렵습니다. 왜 어려운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정답은 입모양에 있습니다. 우선 아래 말을 하나씩 따라 해 보면서 공통점을 찾아보세요.

 

•  왕밤빵 왕밤빵
•  홍합 홍합

 

따라 해 보면 입모양이 어떻게 되나요? 제가 왕밤빵 발음을 좀 길게 늘어뜨려 보겠습니다.

왕밤빵 발음 = 우와아앙브아암쁘아앙

왕밤빵 만 봤을 땐 세 글자이지만, 우리가 실제로 소리 낼 때는 발음에 의해 길어집니다. 단순히 길어져서 따라 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해당 발음은 입모양이 입술끼리 붙었다가 떼어졌다가를 반복하며 안면 얼굴 근육도 함께 쓰게 됩니다. 더 풀어서 설명드리면, 입술끼리 붙었다 떼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소리를 내는 게 시간이 걸리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가사를 말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고, 일반 사람은 연기자나 감정 표출을 잘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안면 얼굴 근육을 잘 쓰지 않기 때문에 가슴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가슴 근육을 못 움직이듯 안면 근육이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음이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 가사들을 보면서 더 상세하게 봐보겠습니다.

형돈이와 대준이

가사 분석

그립다 그리워 그립다 그리워 그립다 그리워 너를 처음 만난 그 날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재임 시절 확률분포표상에는 있을 수 없는 청 단풍잎이 우거진 붉은 수수밭에서 수사슴 수사에 붙은 수수료가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 간 그 곳이었지 너의 얼굴은 마치 페니실린 살균 항균작용을 한 듯 하얗고 입술은 붉은 팥 풋 팥죽처럼 고왔어 그 시절 박남정 춤을 추며 안흥팥찐빵을 먹던 네 모습은 마치 내게 접근금지라고 말하는 듯했어 하지만 이내 우리는 강력접착제처럼 철수 책상 철 책상에 앉아 서로를 액자 속 사진 속에 홍합을 나눠 먹으며 그렇게 그렇게 행복해했지 하지만 이내 우리는 강력접착제처럼 철수 책상 철 책상에 앉아 서로를 액자 속 사진 속에 왕밤빵을 나눠 먹으며 행복해했지 액자 속 사진 속의 그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 홍합 액자 속 사진 속의 그 왕밤빵 왕밤빵 왕밤빵 왕밤빵

위에서 설명한 내용과 동일한 원리로 발음이 어려운 단어 몇 개만 빨간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위에 글을 다시 읽어 보시면서 입으로 따라 하면서 체감하시면 좋습니다. 입모양이 붙었다 떼어지는 발음이 빨리 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짐을 옮길 때, 모든 짐들이 손 바로 앞에 나열되어있어야 빨리 짚을 수 있지만 짐들이 각 방에 위치해 있다면 거기까지 직접 가느라 빨리 옮길 수 없는 원리와 같습니다. 그래서 빠른 랩을 하기 위해서는 말하려는 다음 글자들이 최대한 혀와 입을 덜 사용하게끔 가사를 작성해야 합니다.

ㅗ,ㅜ,ㅁ,ㅂ,ㅍ

빠른 랩 가사를 작성할 때는 입이 모아지는 발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어떤 걸 주의해야 하는지 일일이 다 말로 발음해보거나 공부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제 노하우를 녹여 주의해야 할 글자 5가지를 추려봤습니다.

 

ㅗ,ㅜ,ㅁ,ㅂ,ㅍ

 

 

ㅗ(오), ㅜ(우), ㅁ(미음), ㅂ(비읍), ㅍ(피읍) 하나씩 발음해보시면 입이 모아 지거나 모아졌다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ㅁ(미음)이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고 해당 글자들이 연달아서 나오면 발음이 좀 어렵게 됩니다. 연달아서 바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 중간에 하나씩 섞어주면 리듬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제 어려운 발음 가사로 이해를 했으니 실제로 빠른 랩으로 유명한 래퍼 조광일의 곡예사라는 노래를 예시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곡예사 가사 분석

시기 다른 랩퍼들의 반대편을 바라보던 랩퍼들의 배포 그건 백 프로 개뻥 뭐든 개빨어 마치 텐프로 됐어 보인 각본 짜인 대본 텐션을 up을 해 해야지 제대로 난 이 게임에서 acrobat 내 랩들은 전부 다 감으로 해 돈 벌어먹지 못해 나를 바라보는 랩퍼들은 말하더군 진짜 개 좆돼

너무 많은 가사도 필요 없이 도입 부분만 살펴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시기 다른 랩퍼들의 반대편을 바라보던" 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해당 가사를 쭉 읽어 봤을 때 왕밤빵 하는 것처럼 입이 많이 움직이시나요? 입을 뻐끔뻐끔 한 번 해보시고 가사를 다시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입 움직임이 우와으아아 하는 거처럼 과하게 움직이지 않고 위아래로 뻐끔뻐끔하는 정도의 수준으로만 움직이게 됩니다. 입을 움직일 때도 생각해보시면 "랩퍼, 반대편, 바라보던" 에서 입술이 움직이게 되는데 제가 설명했던 ㅂ,ㅍ에 해당됩니다. 근데 ㅂ,ㅍ이 들어갔는데도 발음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는 것을 느낄 수 있으십니다. 오히려 리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빠른 랩을 하기 위해서는 가사를 잘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가 가사를 살짝 바꿔서 발음을 어렵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반대편 -> 반매편" , "랩퍼들 -> 랩퍼블" 한 글자만 바꿔줘도 발음이 급 어려워집니다. 신체구조상 어쩔 수 없는 발음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참고하셔서 속사포 랩 가사를 쓸 때 본인에게 편한 발음으로 다듬어 가면서 쓰신다면 누구나 빠른 랩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규칙들은 근본 원리이고 제가 빠른 랩을 쓸 때 사용하는 노하우들이 있는데 해당 내용은 다음에 포스팅을 남겨 보겠습니다. 가사를 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